잃어버린 하늘

2017-10-14

이따금 올려다보는 하늘은 이상하리 만치 아름답다.
바쁜 일상에 하늘을 올려다보는 여유가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이젠 올려다볼 하늘마저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지방에 내려가는 때면 습관처럼 하늘을 보고 맑은 공기를 마시는 일이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하늘을 바라보는 일은 한 사람을 생각하게 만든다. 드라마에서건 현실에서건 무슨 큰일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결정을 내리기 전 우리는 늘 먼 곳을 바라본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가까운 모니터에 갇혀있다.
이렇게 우리는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하늘을 빼앗겨 버렸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잃어버린 하늘에 대한 이야기는 단순히 아름다운 하늘을 보고자 하는 낭만성에만 기인한 일이 아니다. 그보다 훨씬 피부에 와 닿는 이야기이다. 왜냐하면, 이건 우리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늘의 별이 사라진 데에는 두 가지 큰 이유가 있다 한 가지는 도시의 빛 때문이고 다른 한 가지는 공기의 오염 때문이다. 이 중 대기 질의 오염은 현재 아주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몇 년 특히 화두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들은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 2013년 10월 17일 1급 발암 물질로 지정했으며 이는 술, 담배와 같은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사실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고 피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점을 포함한다면 그 심각성은 매우 심각한 것일 것이다.

이 미세먼지 문제는 크게 두 가지 맥락을 가지고 있다.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중국발 미세먼지와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국내 발생 미세먼지이다.

사실 예전엔 미세먼지가 없었는데 갑자기 생겼다거나 하는 문제는 아니다. 늘 있었던 문제였지만 그에 대한 확고한 지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현재의 문제를 작아지게 만든다거나 하는 일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예전 인류가 담배가 건강에 주는 영향을 몰랐을 때와 현재를 비교해본다면 여실하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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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세먼지의 상황은 풍향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이는 박순애, 신현재의 [한국 초미세먼지(PM2.5)의 영향분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국 산둥성의 초미세먼지 농도와 서풍계열 풍향 비율은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에 (+)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많은 선행연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월경성 요인으로 볼 수 있는 중국 측 요인이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 증가에 유의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국내 요인으로는 석탄 화력 발전량과 경유 소비량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은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에 직접적인 영향력이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단순히 중국의 영향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기업들에 경각심을 가지지 않도록 유도하고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회의론에 빠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또 이에 대한 대안으로 원자력 발전이 떠오르고 마치 원자력 발전이 친환경적 에너지인 양 포장하려는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한 생각에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다. 그 이유는 현대 인류가 폐원자로를 완전히 해결할 방법이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의 주요인은 화력 발전소이다. 단순히 마스크에 의존해 일상을 빼앗기기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당연히 친환경 에너지(풍력, 지열, 태양력, 수력 등)의 확산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또 우리의 생활 습관 역시 중요하다. 그렇다.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일은 아마도 에너지를 아끼고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며, 국내외의 환경에 대해 부정적 영향을 유의미하게 주는 기업에 대해 반하는 입장을 취하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이 어느 쪽이건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Lester R. Brown의 말처럼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세상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이 아니라, 후세에게서 빌려온 것이라는 것을 다시 되새겨야 할 때인 것 같다.


요즘 들어 공기가 참 맑다. 공기가 참 맑고 하늘이 뚜렷하다. 이런 일상적인 것들이 큰 기쁨으로 다가오는 하루다.

참고 문헌
박순애, 신현재, 2017년, “한국의 초미세먼지(PM2.5)의 영향요인 분석 : 풍향을 고려한 계절성 원인을 중심으로”, 환경정책 제25권 제1호 2017.3:227-248
장영기, 2016년, “미세먼지 문제의 현황과 추이”, 「Urban Affair Oct 2016」, pp.16-19.
김운수, 2016년, “미세먼지 해외 사례 분석”, 「Urban Affair Oct 2016」, pp.20-23.
박충선, 2017년, “2015년 서울시 미세먼지 농도의 변화와 기상 조건과의 관련성”, 한국사진지리학 회지 제27권 제2호 pp.47-64.
강현호, 2016년,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 미세먼지에 대한 법적 고찰”, 성균관 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