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 환경을 위한 패키징(이메테리얼)

2020-02-05

과대 과장 광고, 과대포장, 질소 포장 등과 같은 내용은 수년 전부터 인터넷상에서 언급되며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건 누구라도 알겠지만 ‘과대포장은 가성비가 좋은 마케팅 방식이기 때문이다’. 패키징을 화려하게 한들 얼마가 들겠는가? 누구라도 경험해봤을 것이다. 화려하게 패키징 된 상품을 사고 포장을 덜어내고 나면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의 공허함을.

우리도 알고 있다. 이메테리얼의 제품의 포장이 얼마나 감성 떨어지는 패키징인지. 제품은 30-40만 원대인데 포장은 무슨 공장형 재고 처리 쇼핑몰에서 1-2만 원 주고 사온 신발 패키징 같은지.


우리가 단순히 패키징 비용 아끼고 마진 챙기고자 이런 선택을 했을까?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포장의 힘을.

하지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은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일이 지구를 위해서 자연을 위해서라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인간의 삶의 질을 위한 것이다. 우린 위선자가 아니다. 오직 환경을 위한 자연을 위한다는 그럴듯한 포장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환경단체에서는 지속적으로 경고한다. 우리가 환경에 미친 행동의 결과물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우리는 지구가 자연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문제를 일으켜 그 부메랑이 우리에게 큰 고통을 주지 않는 선에서 오염시키고자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비영리 단체도 아니며 자선사업가들도 아니기 때문에 사업을 돌아가는 구조 안에서 최대한 친환경적이고자 노력한다. 그게 우리의 입장에서는 최선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포장재는 지구를 오염시키는 우리의 삶에서 가장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포장재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하고 있다.


화려한 포장 대신 재활용된 재질로 포장을 하였고

박스도 신발이 들어가는 한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로 제작하였고

쓸 일 없는 더스트백 대신 에코백을 제공하였다.


포장재는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가장 값싼 방법일 것이다. 가격도 싸고 노력도 들지 않는다.

정말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기존에 하는 그리고 하고 있는 재활용재를 통한 포장이 일반적으로 고가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화려한 포장보다 비싸다는 사실이다.

근데 여기서 안주하며 우리가 친환경을 추구한다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생각했을 때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는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우리가 할인 적용을 했던 첫 번째 사례였다.

그것을 제품 판매 옵션에 ‘No Packaging’ 옵션을 넣는 것이었다.

노패키징 옵션을 선택하면 전체 가격에서 5만 원을 공제하는 대신 박스, 안내장, 신발 비닐, 신발 포장용 종이들을 빼는 조건을 세웠다. 당연히 포장재에 5만 원이나 들어가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상 1만 원도 채 들어가지 않지만 우리가 친환경적인 선택을 독려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었기 때문에 우리 마진을 낮추면서 강행했던 내용이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그 누구도 노패키징 옵션을 선택하지 않았다. 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본질에만 충실할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건 우리는 구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본질은 제품 그 자체에 있다고 믿는다.